바이트퍼널: 퍼널은 곱셈이다: 첫 만남에서 충성 고객까지
2024년 11월, 재규어(Jaguar)가 30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차가 한 대도 안 나왔다. 하이패션 모델만 나왔다. 핑크, 노랑, 파랑. "Copy Nothing." X에서 1억 7천만 뷰가 터졌다. 일론 머스크가 물었다. "Do you sell cars?"
마케팅팀은 샴페인을 땄을 거다. 1억 7천만. 역대급 바이럴. 전 세계가 재규어를 얘기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 아니, 더 나쁜 일이 일어났다. 사람들 머릿속에 남은 건 "그 이상한 영상 올린 브랜드"뿐이었다. 기존에 있던 "영국 헤리티지, 고급 세단" 이미지는 지워졌다. 새로운 건 설치 안 됐다. 1억 7천만 뷰가 브랜드를 깎아먹었다.
같은 달, 캘빈 클라인(Calvin Klein)이 제러미 앨런 화이트(Jeremy Allen White) 캠페인을 냈다. 《더 베어(The Bear)》 배우가 뉴욕 옥상에서 속옷 입고 운동하는 영상. 48시간 만에 1,270만 달러 미디어 임팩트. 사람들 머릿속에 "캘빈 클라인 = 그 느낌"이 박혔다.
둘 다 바이럴이 터졌다. 둘 다 인지가 폭발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다. 뭐가 달랐나?
대부분은 퍼널을 덧셈으로 생각한다. 위를 넓히면 아래가 커진다고. 노출 100만 하면 구매 1만, 노출 1,000만 하면 구매 10만. 그래서 노출을 늘리려고 한다. 틀렸다. 퍼널은 곱셈이다.
1,000 × 10% × 50% × 0% × 40% = 0.
중간에 0이 하나라도 있으면 끝이 0이다. 노출이 1억이든 10억이든 상관없다. 재규어가 그랬다. 주목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10점. 그런데 "주목"에서 "구매 의향"으로 넘어가는 연결고리가 없었다. 0점. 10 × 0 = 0. 아니, 기존 이미지를 지웠으니 마이너스다. 10 × (-2) = -20.
캘빈 클라인은 달랐다. 화이트의 팬덤이 이미 있었다. 《더 베어》 본 사람들은 그에게 감정적 연결이 있었다. 그 연결 위에 브랜드가 올라탔다. 주목 10점, 연결 10점. 10 × 10 = 100.
"마케팅이 안 돼요"는 진단이 아니다. "어디가 0이에요?"가 진단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0인 걸 알았다. 그 0을 어떻게 채우나?
대부분은 AARRR(에이에이알알알)을 꺼낸다. 획득(Acquisition), 활성화(Activation), 유지(Retention), 추천(Referral), 수익(Revenue). 다섯 칸에 자기 비즈니스를 끼워넣으려 한다. "우리 획득은 인스타그램이고, 활성화는 첫 구매고..."
멈춰라. AARRR은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가 2007년에 만들었다. 500 스타트업스(500 Startups)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기 위해서. 투자자가 여러 스타트업을 비교하기 위해 만든 도구다. 당신은 투자자가 아니다. 당신은 당신 비즈니스 하나를 설계해야 한다. 남의 프레임워크에 내 비즈니스를 맞추는 순간, 진짜 문제는 안 보인다.
퍼널 설계의 본질은 이거다: 고객이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충성 고객이 되기까지, 그 사이에 어떤 갭들이 있는가? 그 갭을 어떻게 건너게 할 것인가? AARRR은 남의 답이다. 이 질문에 당신이 직접 답해야 한다.
이 시리즈는 그 답을 찾는 법을 다룬다.
2편에서는 왜 고객이 중간에 이탈하는지 다룬다. 마찰에는 6가지 종류가 있다. 가격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가격을 낮춰도 안 팔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3편에서는 그 마찰을 어떻게 쪼개는지 다룬다. 300만 원짜리 소파 앞에서 "나중에요"라고 말하는 고객을 "일단 이것부터 해볼게요"로 바꾸는 법이다.
4편에서는 실제로 작동한 도구들을 다룬다. 7달러(배송비만 받고 책을 무료로 주는 게 왜 1억 달러 비즈니스가 되는지. 1달러 트라이얼이 왜 500달러짜리 충성 고객(LTV)을 만드는지.
AARRR을 외우면 발표는 할 수 있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 당신 퍼널의 0을 찾고, 그걸 채울 수 있다.



